
【連載VOL.61】KOREA DO?江陵編【流れないようでいて、流れる時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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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ジャ!コリアでは、韓国在住の皆さんからライブ感あふれる情報を毎週配信!
今週は、江陵在住でBTSも訪れたクラフトビール店オーナー、キムさんのコリア通信です。
流れないようでいて、流れる時間ー鏡浦湖と、許均・許蘭雪軒がいた場所
鏡浦湖(キョンポホ)の欄干に手をのせました。
いつの間にか晩秋に入った風は冷たかったです。
元々の計画は鏡浦湖のデッキを歩いて、生家を見て、コーヒーを一杯飲もうと思いました。
しかしいつも計画というものは、私に知らないふりをします。 それが計画の魅力でしょうか··· 欠陥でしょうか···
最初のズレは些細なものでした。
床に落ちた手すりの木片を眺めている間、我々が損なっているものは、大きな決断ではなく、些少な人格だったかもしれませんでした。
湖沿いを歩いていると許筠(ホ・ギュン)・許楠雪軒(ホ・ナンソロン)の生家が出てきます。
許 筠(ホ・ギュン 1569年 - 1618年)は、李氏朝鮮時代の文人・政治家・思想家・小説家。
許楠雪軒(ホ・ナンソロン 1563年 - 1589年)は許筠の姉で、李氏朝鮮時代には珍しい天才女流詩人。
禁忌と秩序の間で一区画外を選んだ文章、夜明けのような呼吸で物事を呼び出した詩人の言葉… 展示室の文字は、道に迷ったように目から遠ざかって見えました。
私はこういう時、まず匂いを読みます。木材の乾いた香り、紙の薄い埃、窓枠のかげろう、外の揺れる匂いは控えめでした。
許均の文章は文が育って万物の森となっていて、許楠雪軒の詩は完璧な鱗のように、砕ける瞬間の透明さをはらんでいました。彼らの作品は中心から外れていたからこそ、より鮮明に見え、まばゆかったです。
毎週木曜から土曜日に茶道ボランティアの方が来てお茶が振舞われます
生家の塀を出て考えました。
禁忌は時代ごとに衣を替え、自由はその衣の縫い目をほどきながら前進し、詩の呼吸は言葉より先に進む視線であることを…。
湖が見たくて、再びその前に立ちました
風が吹くと湖に映った空が消えるのかと思えば、また戻ってきます。
湖は映すことで世を学びますが、選びはしません。明るいものも、深い色も受け取って、軽やかな波として返します。
私たちはその姿を見て、耐えがたいものを少しだけ柔らかく見つめる術を学びます。
同じ湖でありながら、異なる心を抱いた午後でした。
鏡浦湖は流れないように流れ、生家の門柱は過去のように現在を語り、その二つの場所の間を歩きながら、何を残し何を軽く手放すべきかを知ることができました。
日が傾くと手すりの影が伸びました。
止まったのは水であり、動いたのは私でした。
原文掲載
흐르지 않는 듯 흐르는 시간—경포호와 허균·허난설헌의 자리
경포호 난간에 손을 올렸습니다. 어느덧 늦 가을로 접어든 바람은 차가웠습니다.
원래 계획은 경포호의 데크를 걷고, 생가를 보고, 커피 한 잔을 해야 겠다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늘 계획은 나를 모른 척 합니다. 그게 계획의 매력일까요... 결함일까요...
첫 번째 어긋남은 사소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난간의 나무 조각을 바라보다 사는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건 커다란 결심보다 작은 결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수를 따라 걷다보면 허균·허난설헌 생가가 나옵니다.
금기와 질서 사이에서 한 칸 바깥을 택한 문장, 새벽 같은 호흡으로 사물을 불러낸 시인의 단어... 전시실의 글은 길을 잃은 듯 눈에서 멀어 보였습니다. 나는 이럴 때 냄새를 먼저 읽습니다. 목재의 마른 향, 종이의 얇은 먼지, 창틀의 아지랑이, 바깥의 흔들리는 냄새는 조심스러웠습니다.
허균의 문장은 글이 자라나 모든 것의 숲이 되어 있었고, 허난설헌의 시는 완벽의 비늘처럼 부서지는 순간의 투명함이었습니다. 이들의 작품은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더 잘 보이고 눈부셨습니다.
생가의 담장을 나서며 생각했습니다. 금기는 시대마다 옷을 갈아입고, 자유는 그 옷의 박음질을 뜯으며 앞으로 나아가며, 시의 호흡은 말보다 먼저 서 있는 시선이라는 것을...
호수가 보고 싶어 다시 그 앞에 섰습니다
바람이 불자 호수에 비친 하늘이 지워지는가 싶더니 다시 돌아옵니다.
호수는 비춤으로서 세상을 배우지만 선택하지 않습니다. 밝은 것도, 깊은 색도 받아서 가벼운 물결로 돌려줍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견딜 수 없는 것들을 조금 덜 날카롭게 바라보는 법을 배웁니다.
같은 호수였지만, 다른 마음을 품은 오후였습니다.
경포호는 흐르지 않는 듯 흐르고, 생가의 문장은 과거인 듯 현재를 말하고, 그 두 곳 사이를 걸으며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가볍게 놓아야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해가 기울자 난간의 그림자가 길어졌습니다.
멈춘 것은 물이었고, 움직인 것은 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