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連載VOL.65】KOREA DO?江陵編【削ぎ落とす祈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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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週は、江陵在住でBTSも訪れたクラフトビール店オーナー、キムさんのコリア通信です。
削ぎ落とす祈り — 頭輪山大興寺（トゥリュンサンテフンデ）にて
大興寺（テフンデ）に足を踏み入れると、まず山が語りかけてきました。
晩秋の頭輪山（トゥリュサン）は、赤い葉と緑の影を共に抱き、寺はその懐の中でとても静かな速さで息づいていました。
庭を横切る風は冷たかったけれど、胸に吹き込む風は温かかった。
これは見知らぬ旅先での風景が、私の内側で呼び起こす感情の温度でした。
石段を登ると、空の下に懸かっているかのように大雄殿が見えました。
大雄殿の軒下は歳月を折りたたんで作った皺のようで、柱の杢目は掌で読む文章のように荒く正直でした。
屋根に重なり合った線を眺めながら、私が守り続けてきたものと手放してきたもの、全てがこうした線として残るのだろうと思いました。
古い建築が美しい理由は、長く耐えた結果ではなく、長く耐え抜いた方法が刻まれているからかもしれません。
最も長く留まった場所は輪蔵台でした。
経典の取っ手を握り、一回転させながら考えました。
この行為は福を願うことではなく、私の心に宿る暗い影を見つめ、空にする行為なのだと…。
文章はありのままの意味でもあり、時に恐怖と幸福の交錯がにじむこともあります。
それは行間に私たちの心が滲み込むからです。
輪蔵台の横に掛けられた仏灯と願いの葉は、その事実を証明する小さな文字たちでした。
願いは大抵「もっと多くをください」という文章なのに、ここでは不思議と「減らしてください」という祈りが多く聞こえるようでした。
痛みを減らして、恐怖を減らして、先延ばしを減らして…。風に願いの葉が軽く揺れ、その揺れが寺の音楽となりました。
帰り道、私は悟りました。
大興寺は「何を見たか？」より「何を減らしたか？」を問う場所だと。
流れていたのは雲ではなく心であり、止まっていたのは風景ではなく私の焦りでした。
輪蔵台は文字を知らない、あるいは仏典を読む時間のない信徒のために作られた経典で、仏陀の経典を保管しており、輪蔵台を一回転させることは仏典を一遍読誦することに等しいと言われています。
大興寺
ユネスコ世界遺産で、韓国南部・海南（ヘナム）にある寺院。
原文掲載
덜어내는 기도—두륜산 대흥사에서
대흥사에 들어서자 먼저 산이 말을 걸었습니다. 늦가을의 두륜산은 붉은 잎과 초록의 그늘을 함께 품고 있었고 절은 그 품 안에서 아주 조용한 속도로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마당을 가로지르는 바람은 차가웠지만, 가슴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따뜻했습니다. 이것은 낯선 여행지에서의 풍경이 내 안에서 일으키는 감정의 온도였습니다.
돌계단을 오르니 하늘 밑에 걸린 듯 대웅전이 보였습니다. 대웅전의 처마 밑은 세월을 접어 만든 주름 같았고, 기둥의 결은 손바닥으로 읽는 문장처럼 거칠고 정직했습니다. 지붕에 겹겹이 포개진 선을 바라보며, 내가 지켜온 것과 흘려보낸 것들이 모두 이런 선들로 남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래된 건축이 아름다운 이유는, 오래 버틴 결과가 아니라 오래 견딘 방식이 드러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오래 머문 곳은 윤장대였습니다. 경전의 손잡이를 잡고 한 바퀴 돌리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행위는 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에 서린 어두운 그림자를 바라보고 비우는 행위라는 것을…. 문장은 있는 그대로의 의미기도 하고, 때론 두려움과 행복의 교차가 서려 있기도 합니다. 그것은 행간에 우리의 마음이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윤장대 옆에 걸린 불 등과 소원 잎은 그 사실을 증명하는 작은 글씨들이었습니다. 소원은 대개 ‘더 많은 것을 달라’는 문장인데, 여기서는 이상하게 ‘덜어 달라’는 기도가 더 많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덜 아프게, 덜 두렵게, 덜 미루게…. 바람에 소원 잎이 가볍게 흔들렸고, 그 흔들림이 절의 음악이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나는 깨달았습니다. 대흥사는 ‘무엇을 보았는가?’보다 ‘무엇을 덜어냈는가?’를 묻는 곳이라는 것을. 흐르는 것은 구름이 아니라 마음이었고, 멈춘 것은 풍경이 아니라 나의 서두름이었습니다.
<윤장대는 글자를 모르거나 불경을 읽을 시간이 없는 신도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경전으로서 부처님의 경전을 보관하고 있으며 윤장대를 한번 돌리는 것은 불경을 한번 독송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